오토바이는 자동차와 달리 운전자를 감싸는 차체가 없다. 사고가 발생하면 충격을 흡수해 줄 크럼플존이나 에어백, 안전벨트도 제한적이다.
때문에 같은 속도로 사고가 나더라도 라이더가 받는 충격은 자동차 탑승자보다 훨씬 직접적일 수 있다.
# 접지력을 잃는 순간 순식간에 넘어진다
오토바이는 두 바퀴로 달리는 만큼 노면 상태에 민감하다. 모래나 자갈, 빗물, 기름, 맨홀 뚜껑, 빙판이나 고르지 않은 포장도로에서 타이어가 접지력을 잃으면 순간적으로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대형 트럭 옆을 지날 때 발생하는 강한 측풍이나 후류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갑작스러운 바람에 놀라 과도하게 조향하거나 제동하면 사고 위험이 더 커진다.
# 넘어져도 몸은 계속 앞으로 간다
사고 순간 가장 중요한 물리 법칙은 관성이다. 오토바이가 갑자기 넘어지거나 장애물에 부딪혀 멈추더라도 라이더의 몸은 원래 진행하던 방향과 속도로 계속 움직이려 한다.

자동차에서는 차체와 안전벨트, 에어백 등이 이 에너지를 흡수하지만, 오토바이는 라이더가 노면이나 차량, 가드레일과 직접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라이더의 몸 자체가 충격을 받아내는 셈이다.
# 가장 흔한 부상은 찰과상과 골절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상이 이른바 ‘로드 래시(Road Rash)’다.
피부가 노면에 쓸리면서 심한 찰과상을 입고 자갈이나 이물질이 상처에 박힐 수도 있다. 심한 경우 피부 이식이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골절도 흔하다. 팔과 다리뿐 아니라 쇄골과 갈비뼈 등이 충격을 받기 쉽다. 척추가 손상되면 신경 손상이나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 가장 위험한 것은 머리 부상
두부 외상은 오토바이 사고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상 가운데 하나다. 헬멧은 사고 자체를 막아주지는 않지만, 머리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안전기준을 충족한 헬멧은 오토바이 사고 시 사망과 뇌 손상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헬멧을 착용했다고 심각한 부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겉으로 멀쩡해도 안심할 수 없다
사고 직후 외상이 크지 않아 보여도 내출혈이나 장기 손상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머리나 가슴, 복부 등에 충격을 받았다면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비교적 큰 충돌을 겪었거나 통증,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사고 순간보다 ‘사고 전’ 대비가 중요
사고가 시작된 이후 어떤 자세로 넘어질 것인지 미리 정해 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사고 전에 위험을 줄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헬멧은 물론 보호 기능이 있는 재킷과 바지, 장갑, 발목을 덮는 부츠 등을 착용하면 사고 시 찰과상과 일부 충격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헬멧뿐 아니라 재킷과 바지, 장갑, 부츠 등 보호장비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충격 흡수 소재가 적용된 장비는 찰과상은 물론 골절이나 몸통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타이어 공기압과 마모 상태, 브레이크, 등화장치, 오일이나 연료 누출 여부 등을 출발 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토바이 사고에서 가장 무서운 점은 자동차처럼 운전자를 보호해 주는 구조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고가 난 뒤 어떻게 넘어질지를 고민하기보다는 속도를 줄이고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며, 제대로 된 헬멧과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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