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 세단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SUV가 모든 걸 삼켜버린 지금, 길고 낮은 4도어 세단을 고르는 행위 자체가 취향이고 고집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급을 선택하는 사람의 취향은 분명하다. 조용함, 안락함, 체면을 동시에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제네시스 G90이라면, 가장 상징적인 존재는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다. G90 3.5T와 S 580e는 같은 급이지만, 생각보다 성격 차이가 크다. 외신 오토블로그는 두 차량을 번갈아 시승한 뒤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오토블로그의 평가 및 반응을 정리했다.
1. 제네시스 G90 3.5T =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걸 증명하는 차

북미에서 G90 3.5T의 가격은 약 1억 50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동급 독일산 대형 세단과 비교하면 분명히 싸다. 문제는 “싼 만큼 부족하냐”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3.5리터 V6 트윈터보는 375마력. 수치만 보면 평범하지만, 실제로는 이 차에 더 이상을 바라지 않게 만든다. 급가속할 차도 아니고, 스포츠 주행을 논할 차도 아니다. 대신 고속도로에서의 가속은 여유롭고, 무엇보다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실내는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나파 가죽, 마사지 시트, 통풍·열선, 조용하다 못해 답답할 정도의 정숙성까지. 최신 기술로 감탄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플래그십 세단에 기대하는 기본기는 빠짐없이 들어 있다.

충전도 필요 없다. 하이브리드도 아니다. 그냥 시동 걸고 타면 된다. 이 단순함이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벤츠 S클래스만큼의 브랜드 파워가 없고, 연비는 그냥 그렇다. 키 큰 운전자라면 1열 헤드룸이 살짝 아쉽다.
결론은 “G90은 ‘벤츠 말고 다른 선택지’를 찾는 사람이 아니라, ‘굳이 벤츠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맞는 차다”라고 했다.
2. 벤츠 S580e = 돈값은 한다. 대신 각오는 필요하다

S580e의 가격은 약 1억 9000만 원대다. G90보다 최소 3000만 원 이상 비싸다. 이 차이를 정당화하는 건 오직 하나, 기술이다.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를 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510마력을 낸다. 크고 무거운 차체를 생각하면 가속 성능은 놀랍다. 전기 모터 덕분에 초반 반응은 G90과 비교 불가다.
전기 주행거리도 길다. 실제로 출퇴근 정도는 충전만 해도 충분하다. 연비, 정숙성, 그리고 ‘최신 기술을 타고 있다’라는 만족감은 확실히 S클래스 쪽이 앞선다.

문제는 현실이다. 충전은 귀찮고, 배터리 때문에 트렁크는 줄었고, 시스템은 복잡하다. 유지 비용과 향후 중고차 가치까지 생각하면 고민할 요소가 많다. 차체는 크고 무거워서 운전이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S580e는 “지금 이 시대의 최고급 세단은 이래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위한 차다.
3. 그래서, 뭘 사야 하나?
만약, 조용하고 편한 차, 충전 신경 쓰기 싫고, 가성비도 중요하다면 제네시스 G90 3.5T을 선택해야 한다.
반면, 브랜드가 중요하고, 최신 기술을 다 누리고 싶고, 돈값을 차로 확인하고 싶다면 벤츠 S580e이다.
“결국, 선택은 성능이나 옵션의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 돈을 쓰고, 무엇을 감수할 것인가의 차이다. G90은 ‘이만하면 충분하다’라고 말하고, S클래스는 ‘최고는 여전히 우리다’라고 말한다. 둘 다 틀리지 않았다. 다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 선택에서 아주 분명히 드러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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