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트럭 화재 소송 뒷이야기…“전자식 도어 먹통” 10대 3명 사망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6-03-26 12: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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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피드몬트 시>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또다시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단순 사고를 넘어, 차량 설계 자체를 겨냥한 대형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향후 전기차의 안정성과 직접 관련된 중요한 소송이라 세계적으로 업계는 물론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은 2024년 추수감사절을 앞둔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 피드몬트에서 발생했다. 오전 3시경, 10대 대학생 4명이 탑승한 사이버트럭이 도로를 이탈해 나무를 들이받았다. 운전자는 19세 소렌 딕슨. 사고 당시 차량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충돌 이후였다. 소송 및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차량은 충돌 직후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다. 목격자들은 불길이 약 3미터 높이까지 치솟으며 순식간에 차량 전체를 뒤덮었다고 증언했다. 차 안에는 딕슨을 포함해 잭 넬슨, 크리스타 츠카하라, 조던 밀러가 타고 있었다.

 

▲ 사이버트럭 사고 <사진-ABC뉴스>

 

그러나 이 중 생존자는 단 한 명, 밀러뿐이었다. 사고 직후 곧바로 현장에 도착한 그들의 친구는 차량 문을 열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사이버트럭에는 기존의 기계식 외부 도어 핸들이 없고, 저전압 전기 시스템 기반의 전자식 도어 구조가 적용돼 있다. 충돌과 화재 상황에서 해당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나뭇가지를 이용해 앞유리를 깨고 밀러를 구조했지만, 나머지 세 명은 차량 내부에 갇힌 채 탈출하지 못했다.

 

생존한 밀러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폐와 기도 화상, 3도 화상, 장 절제 수술, 척추 골절 등 치명적인 손상이 이어졌고, 사고 후 5일간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현재도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 사고 당시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처=유튜브 ‘ABC7 뉴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전자식 도어’다. 원고 측은 기계식 도어 핸들을 제거하고 전자 시스템에 의존한 설계가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충돌이나 화재로 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차량 내부 탈출은 물론 외부 구조마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변호인단은 테슬라가 이러한 위험성을 최소 10년 이상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과실, 설계 결함, 경고 의무 위반, 리콜 미이행 등 복수의 책임이 제기된 상황이다.

 

소송 대상에는 테슬라뿐 아니라 운전자와 차량 소유자도 포함됐다.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95%였고, 마약 성분까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책임 공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논쟁의 중심은 여전히 ‘차량 설계’에 맞춰져 있다.

 

▲ 사고 당시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처=유튜브 ‘ABC7 뉴스’>

 

테슬라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사이버트럭은 미연방 안전 기준을 충족하며, 사용자에게 잠재적 위험에 대해 충분히 고지했다는 입장이다. 책임 역시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질문을 던진다. 디자인과 혁신을 이유로 기계식 구조를 전자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하는 흐름 속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충분히 고려됐는가?’ 하는 점이다.

 

기계식 도어는 전력과 무관하게 작동하며 최소한의 탈출 가능성을 보장한다. 반면 전자식 시스템은 편의성과 미래 지향적 설계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리스크를 내포한다.

 

결국, 이번 소송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섰다. 기술 발전과 안전 사이,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혁신’인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된 셈이다.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업계에 이번 사건은 큰 기준점을 세워줄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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