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V5로 일본 시장 재공략…EV 밴 승부수 던졌다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6-05-13 18: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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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일본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이번 무기는 승용차가 아닌 전용 PBV ‘PV5’다. 자국 브랜드 장벽이 높은 일본에서 EV 밴을 앞세운 것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라 전동화 상용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도전에 가깝다.

 

기아는 13일 일본 도쿄 기아 PBV 재팬 도쿄니시 직영점에서 ‘기아 PV5 일본 시장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기아 최초의 전용 PBV 모델인 PV5의 현지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과 타지마 야스나리 기아 PBV 재팬 대표이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아는 PV5를 중심으로 한 일본 시장 진출 계획과 글로벌 PBV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했다.

 

PV5는 기아가 PBV 사업 확대를 위해 선보인 첫 전용 모델이다. 기아는 일본의 전동화 전환, 물류 수요 증가, 고령화와 지역 교통 공백 등 사회적 변화에 맞춰 EV 밴과 맞춤형 모빌리티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일본 도로와 고객 수요에 맞춘 전용 PBV

 

일본 시장에 투입되는 PV5는 현지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과 생활 패턴을 고려해 개발됐다. 단순히 기존 밴을 전기차로 바꾼 모델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차량 구조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PBV라는 점이 핵심이다.

 

PV5에는 차체와 도어, 테일게이트 등 주요 부품을 모듈화한 PBV 특화 기술 ‘플렉서블 바디 시스템(Flexible Body System)’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물류, 여객 운송, 복지 이동 서비스 등 다양한 사용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전기차 특화 사양인 V2L(Vehicle-to-Load)과 V2H(Vehicle-to-Home)도 지원한다. 외부 전자기기에 전력을 공급하거나 가정용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지진 등 재난 상황이 잦은 일본에서 응급 전력원으로도 쓰일 수 있다.

 

차체 크기도 일본 도로 환경을 고려했다. PV5는 전장 4,695mm, 전폭 1,895mm의 차체를 갖췄으며, 회전반경은 5.5m다. 일본 도심의 좁은 도로와 복잡한 주차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충전 방식 역시 현지 사정을 반영했다. 기아는 일본 시장용 PV5에 차데모(CHAdeMO) 충전 방식을 기본 적용해 현지 충전 인프라와의 호환성을 높였다.

 

기아는 우선 PV5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일본 시장에 선보인다. 이후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모델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2028년에는 후속 모델인 PV7을 출시할 계획이다.

 

# 소지츠와 손잡고 판매·서비스 기반 구축

 

기아가 일본 시장 진출을 결정한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도 있다.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중소형 EV 밴과 전동화 상용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이를 위해 일본 종합상사 소지츠(双日, Sojitz)와 협력해왔다. 양사는 지난해 4월 일본 내 PBV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신규 법인 ‘기아 PBV 재팬’을 출범시켰다. 기아 PBV 재팬은 소지츠가 100% 출자한 법인이다.

 

 

현재 기아 PBV 재팬은 도쿄니시 직영점을 포함해 총 7개 딜러숍과 5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에는 딜러숍 11개, 서비스센터 100개 체제로 확대해 판매 및 정비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기아 일본 지점 설립과 일본 최대 정비협회 BS Summit과의 제휴 등을 통해 판매, 정비, 금융, 충전 인프라에 이르는 고객 경험 전반의 현지 기반도 강화한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 부사장은 “기아 PV5의 일본 시장 출시는 기아의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 신뢰도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기아 PBV 재팬과 함께 일본 고객 니즈에 맞춰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고, 전동화 전환을 지원하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수상으로 상품성 입증

 

PV5는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상식에서도 성과를 내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상용차 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2026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 IVOTY)’을 수상했으며, 최근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왓 카(What Car?)’가 주관한 ‘2026 상용 및 밴 어워즈’에서는 ‘올해의 밴’을 포함해 3관왕에 올랐다.

 

또한 ‘유로 NCAP 상용 밴 안전 평가(Euro NCAP Commercial Van Rating)’에서는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하며 상품성과 안전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서 PBV 기반 전동화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화한다. 승용차 중심의 경쟁이 아닌, EV 밴과 맞춤형 이동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이번 PV5 출시는 기아의 글로벌 PBV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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