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륜구동(4WD)은 눈길, 진흙길, 모래길 등 접지력이 낮은 노면에서 강력한 탈출 능력을 발휘한다. 특히 전륜구동이나 후륜구동 차량이 쉽게 빠지는 상황에서도 네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하지만 4WD는 만능 장치가 아니다. 잘못 사용하면 구동계 손상과 고가의 수리비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4WD 버튼을 차량을 무적 상태로 만드는 기능처럼 여기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먼저 구동 방식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륜구동(FWD)은 앞바퀴에, 후륜구동(RWD)은 뒷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AWD는 필요에 따라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하는 방식이며, 4WD는 오프로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다만 모든 4WD가 항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차량은 평소 전륜 또는 후륜 중심으로 주행하다가 운전자 조작이나 차량 판단에 따라 사륜구동을 작동한다. 다음은 4WD 차량 운전자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5가지다.

1. 마른 포장도로에서 4WD를 켠다
가장 흔한 실수는 건조한 포장도로에서 4WD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4WD 시스템은 접지력이 낮은 노면에서 저속으로 쓰도록 설계됐다.
차량이 코너를 돌 때는 좌우 바퀴가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해야 한다. 하지만 4WD 상태에서는 앞뒤 차축이 강하게 연결돼 회전 차이를 흡수하기 어렵다. 진흙이나 모래에서는 바퀴가 미끄러지며 응력이 해소되지만, 마른 아스팔트에서는 구동계에 부담이 그대로 쌓인다.
이때 ‘드라이브트레인 바인딩(Drivetrain Binding)’ 또는 ‘윈드업(Wind-Up)’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조향 시 차량이 울컥거리거나 뻑뻑하게 움직이고, 타이어와 차축, 트랜스퍼 케이스에 무리가 간다.

2. 4H와 4L을 잘못 사용한다
4WD 차량에는 보통 4H와 4L 모드가 있다. 4H는 고속 사륜구동 모드로, 눈길이나 모래길처럼 어느 정도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적합하다.
반면 4L은 저속 사륜구동 모드다. 기어비를 낮춰 낮은 속도에서도 강한 토크를 전달한다. 험로 탈출, 가파른 오르막, 무거운 견인, 급경사 내리막에서 유용하다.
문제는 4L을 일반 주행처럼 사용하는 경우다. 4L 상태로 속도를 높이면 엔진 회전수가 과도하게 올라가고 변속기와 구동계에 부담이 커진다. 변속기 과열, 클러치 마모, 드라이브트레인 바인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3. 일반 도로용 타이어로 험로에 들어간다
4WD 성능은 구동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타이어가 그만큼 중요하다. 일반 도로용 타이어는 연비, 소음, 승차감, 온로드 접지력의 균형에 맞춰 설계된다.
반면 오프로드 타이어는 진흙, 모래, 자갈, 바위 등 험로에서 접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때로는 오프로드 타이어를 장착한 AWD 차량이 일반 타이어를 장착한 4WD 차량보다 험로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이기도 한다.
험로 주행을 계획한다면 올터레인 또는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고려해야 한다. 장거리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예비 타이어도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일반 도로용 타이어는 오프로드에서 쉽게 손상될 수 있고, 차량 고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4. 센터 디퍼렌셜 잠금 기능을 쓰지 않는다
많은 4WD 차량에는 디퍼렌셜 잠금 기능이 있다. 디퍼렌셜은 바퀴나 차축이 서로 다른 속도로 회전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반대로 잠금 기능을 사용하면 특정 바퀴나 차축을 같은 속도로 강제 회전시킬 수 있다.
센터 디퍼렌셜 잠금은 앞뒤 구동축을 강제로 연결한다. 이를 활용하면 앞뒤 차축에 동력을 균등하게 전달할 수 있어 험로 탈출에 도움이 된다.
다만 포장도로에서는 사용하면 안 된다. 앞뒤 차축 회전 차이를 흡수하기 어려워 구동계 마모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험로에서는 강력한 무기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차량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5. 타이어 공기압을 낮추지 않는다
눈길, 모래, 자갈길, 흙길처럼 부드러운 노면에서는 타이어 공기압을 낮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기압을 낮추면 타이어가 지면과 닿는 면적이 넓어져 접지력이 좋아진다.
장애물을 넘을 때도 유리하다. 정상 공기압 상태에서는 타이어가 튀거나 접지력을 잃기 쉽지만, 공기압을 낮추면 타이어가 장애물을 감싸듯 변형되며 접지를 유지하기 쉽다.
물론 공기압을 낮춘 상태로 고속 주행해서는 안 된다. 오프로드 구간을 벗어난 뒤에는 반드시 적정 공기압으로 다시 채워야 한다.
결국, 4WD는 무조건적인 안전장치가 아니다. 노면 상태, 주행 속도, 타이어, 모드 선택, 디퍼렌셜 잠금 기능을 제대로 이해해야 제 성능을 낸다. 제대로 쓰면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잘못 쓰면 차량을 망가뜨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 될 수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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