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주행은 장거리 주행보다 엔진에 더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무엇이 ‘짧은 주행’에 해당하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5분 미만이거나 약 15km 미만의 주행을 기준으로 정의한다.
물론 짧은 주행만으로 1만 km를 주행한 엔진이 30만 km를 장거리 위주로 달린 엔진보다 마모가 적을 가능성은 크다. 그러나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짧은 주행이 더 나쁜 이유는 엔진이 이상적인 작동 온도에 도달할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 엔진은 특정 작동 온도 범위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된 다양한 화학 물질과 전기·기계 시스템을 사용한다. 몇 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완전히 식은 엔진을 시동할 경우, 내부 부품을 윤활하는 엔진 오일은 오일 팬에서 끌어 올려져 오일펌프를 통해 필요한 곳으로 전달된다. 차가운 오일은 따뜻한 오일보다 점도가 높아, 엔진 내부의 오일 통로를 통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엔진 내부에 사용되는 다양한 금속 역시 정밀한 작동을 위해 최적의 온도가 필요하다. 현대적인 엔진의 금속 구성에는 피스톤, 실린더 헤드, 일부 엔진 블록에 알루미늄이 사용되며, 주철은 여전히 일부 엔진 블록과 실린더 라이너, 크랭크샤프트, 캠샤프트에 쓰인다.
여기에 강철로 만들어진 다양한 내부 부품도 존재한다. 이들 금속은 각각 열적 특성과 가열 시 팽창 속도가 서로 다르다.
점도가 높은 엔진 오일과 차가운 엔진 부품 문제는 엔진이 가동되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짧은 주행으로 인해 엔진이 이상적인 작동 온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디젤 엔진 차량의 경우, 특히 디젤 미립자 필터(DPF)와 관련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DPF는 오븐의 자동 세정 기능과 유사한 재생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충분히 높은 온도에 도달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필터에 쌓인 그을음을 제거한다. 가솔린 엔진 역시 충분히 오래 가열되지 않으면 스파크 플러그와 흡기 밸브 주변에 탄소가 쌓이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동 직후 오랜 시간 공회전을 하거나, 짧은 주행 사이사이에 엔진을 계속 공회전 상태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자동차는 주행을 전제로 설계된 기계이며, 모든 시스템은 일정 수준의 ‘운동’을 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직장, 쇼핑, 학교, 여가 시설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몇 km 이내에 있는 도심 지역에 거주한다면, 교통 흐름이 원활한 고속도로에서 30분 정도 달리는 주행을 일부러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주행은 엔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짧은 주행이 엔진 마모를 가속한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우려할 만하지만, 이는 차량의 다른 시스템에도 부담을 준다. 짧은 주행은 순항 대비 제동 비율이 높다. 고속도로에서 100km를 한 번에 주행하는 경우보다, 4km씩 25번을 나눠 주행할 때 브레이크 사용 횟수가 훨씬 많아진다.
또한, 짧은 주행은 내연기관 차량뿐 아니라 전기차를 포함해 차량 배터리의 수명도 단축시킬 수 있다. 내연기관차의 충전 시스템은 엔진이 작동하는 동안 알터네이터를 통해 차량의 12볼트 전기 시스템을 담당하는 배터리를 충전한다.

시동 시 전기 스타터 모터가 배터리에 가장 큰 부하를 주지만, 차량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배터리는 서서히 방전된다. 짧은 주행은 알터네이터가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전기차의 경우도 짧은 주행을 반복하며 충전하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얕은 충·방전 상태에 머물게 되면, 장기적으로 주행 가능 거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관리의 일반적인 원칙은 과도한 방전을 피하고, 충전 상태를 20%에서 80% 사이로 유지하며, 장거리 주행이 필요한 경우에만 100%까지 충전하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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