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뿜어내는 보이지 않는 독이 당신을 갉아먹고 있다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6-01-07 12: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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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타이어를 마시며 달리고 있다

 

전기차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친환경’이라 말하긴 어렵다. 차량이 달리는 동안 타이어는 도로와 마찰하며 끊임없이 마모되고 미세한 고무 입자를 만들어낸다. 이 입자들은 공기와 물을 통해 주변 생태계는 물론 인간의 몸속으로도 쉽게 유입된다.

 

이 분야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초기 결과는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학술지 톡식스(Toxics)에 실린 리뷰 논문은 타이어 마모 입자가 연구 대상 생물에 “중대하거나 해로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양이다. 일반 승용차 타이어는 수명 동안 약 2.7~4.1kg의 고무를 잃는다. 하지만 차체가 무거운 전기차는 타이어 마모가 훨씬 더 빠르며, 일부 전기 픽업은 1만km도 채 되지 않아 타이어 교체가 필요하다는 사례도 보고된다.

 

타이어는 약 40%만이 천연고무이며, 나머지는 석유 기반 합성고무다. 이 과정에서 탄화수소 계열 물질이 포함되고, 타이어 입자는 거대한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이 된다. 도로에서 빗물로 유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최대 90%가 타이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화학 성분이다. 타이어 고무에서는 2,400종이 넘는 화학 물질이 검출됐고, 그중 6PPD는 공기 중 오존과 반응해 ‘6PPD-퀴논’으로 변한다. 이 물질은 연어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인간의 신경계 이상과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역시 인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물질로 분류된다.

 

타이어 제조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쉐린은 경쟁사 대비 최대 28% 적은 미세 입자를 배출하는 타이어를 내놨고, 콘티넨탈도 마모 저감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마모를 줄이기 위한 일부 소재가 또 다른 유해 물질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게다가 타이어는 수명 말기에 접어들수록 더 많은, 더 작은 입자를 방출한다. 특히 트레드가 70% 이상 닳으면 입자 발생량이 급증하며, 이 미세 입자들은 인체 깊숙이 침투하기 쉽다. 과학자들이 타이어 분진을 ‘우리 시대의 DDT’라고 부르는 이유다.

 

환경학자들은 “전기차 시대에도 도로 위 오염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단지, 배출구가 바뀌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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