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잠수 수준… 스노클 장착 푸조 405의 무모한 도전

조윤주 기자 / 기사작성 : 2026-02-23 18: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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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도로가 강처럼 변한 상황. 대부분 운전자는 우회하는 길을 선택하지만, 한 운전자는 정반대 선택을 했다. 1996년식 푸조 405 디젤 왜건이 앞유리 위까지 물이 차오르는 침수 구간을 뚫고 주행하는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에서는 폭우 이후 침수 구간을 무리하게 통과하다 차량을 망가뜨리는 장면이 일종의 ‘구경 콘텐츠’처럼 빈번하게 소비되고 있다.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번 영상 속 주인공은 단순한 무모함과는 결이 다르다. 적어도 준비는 돼 있었다.

 

 

영상은 유튜브 채널 ‘Bengregers’가 공개했다. 촬영 장소는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 인근의 ‘워터리 포드(Watery Ford)’로, 이름 그대로 물이 넘치는 구간이다. 최근 폭우 이후 부츠 약국 배송 밴과 소형 SUV가 거의 완전히 물에 잠긴 채 방치돼 있는 장면으로 영상은 시작된다.

 

 

수위 표지판에는 약 3피트(약 1m) 깊이라고 표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깊어 보인다. 그럼에도 약 30년 가까이 된 푸조 405 왜건이 주저 없이 물속으로 진입한다.

 

 

이 차에는 ‘비밀 병기’가 있었다. 1.9리터 디젤 엔진에는 루프 라인 위까지 솟아오른 오프로드 스타일의 흡기 스노클이 장착돼 있었다. 일반 차량이라면 물이 흡기구로 유입되는 순간 엔진은 즉시 멈춰 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노클은 공기 흡입 위치를 높여 침수 상황에서도 엔진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만든 장치다.

 

 

푸조는 빠른 속도로 침수 구간을 가로지르며 물에 잠긴 밴 옆을 통과한다. 물은 보닛을 넘어 앞유리 상단까지 밀려온다. 차량은 잠시 흔들리지만 멈추지 않는다. 이어 방향을 바꿔 반대편에서 다시 한번 도전한다.

 

 

두 번째 시도는 더욱 극적이다. 거센 물살이 차량 후미를 들어 올릴 정도였지만, 405 왜건은 끝내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비교적 마른 지면으로 빠져나오고, 뒤에서는 짙은 디젤 매연이 뿜어져 나온다.

 

 

물론 이 장면이 ‘완벽한 방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신 랜드로버 디펜더처럼 도어 실링이나 전자 장비가 침수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차량은 아니다. 정차 후 문을 열자 발판 공간에는 탁한 갈색 물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그럼에도 차량은 시동을 유지했다. 전자 장비가 많지 않은 단순 구조의 구형 디젤 엔진이었기에 가능한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신 차량이라면 수많은 센서와 전자 제어 장치가 먼저 오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영상은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스노클만 달면 어떤 차든 ‘잠수’가 가능할까. 답은 분명하다. 준비되지 않은 침수 주행은 여전히 큰 위험을 동반한다. 다만, 최소한 이 푸조 405는 스스로를 잠수 주행을 증명해 보였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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