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 연휴를 지나면서 아파트 주차난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도심 아파트의 일상적인 주차난에 명절 방문 차량까지 더해지며 혼잡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수도권 다수의 아파트는 단지마다 주차 공간 부족이 심각하지만, 제도적으로 해결할 장치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차량 보유 전 차고지 증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민원 게시판에는 종종 차고지 증명 의무화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온다.

핵심은 단순하다. 차를 살 수는 있게 하되, 주차할 곳이 없으면 비용을 내게 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에 민원을 넣어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서 “결국 중앙정부가 기준을 정해야 지자체와 단지가 움직인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차고지 증명제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다. 일본은 수십 년 전부터 차량 등록 시 지정된 주차 공간을 증빙하지 않으면 번호판 자체를 내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예외적으로 제주도가 차고지 증명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지정 주차면이 아닌 주소지 내 주차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

차고지 증명의 실효성을 강화하자는 주장의 배경엔 국내 주차 환경이 급변한 상황도 있다. 과거 세대당 1대 수준이던 차량 보유는 이제 집집마다 2대가 흔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상당수 아파트의 주차장 확보율은 세대당 1.2~1.5대에 머물러 있다. 구조적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자체 규약으로 초과 차량에 월 수십만 원의 주차료를 부과하거나, 추첨을 통해 주차 공간을 배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법적 근거가 약해 항상 분쟁 소지를 안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파트 내부 갈등을 주민 자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움직이지 않으면 사실상 손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정부에 차고지 증명 의무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국토부가 명확한 교통·주차 기준을 제시해야 광역단체, 기초단체, 공동주택까지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금처럼 방치하면 골목길과 보행 공간이 모두 주차장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보유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주차 공간은 공동체의 문제다.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 포화된 시점에서, 차고지 증명제는 보다 많은 차량을 감당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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