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포드가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미국 내 합작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을 미 행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월 1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짐 팔리 포드 CEO가 1월 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관련 사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외국 기업이 현지 기업과 합작 형태로만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했던 방식은 1990년대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 육성을 위해 도입한 전략으로,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시장 접근을 허용했던 구조다. 미국이 이와 유사한 모델을 검토한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 달리 자본 과반을 미국 측이 보유하는 방식을 전제로 한다. 중국의 비용 경쟁력과 생산 효율을 활용하되, 경영 주도권은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급등한 차량 가격과 공급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신차 가격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5만 달러(약 7,200만 원)를 넘어섰다. 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자동차는 중산층에게도 부담스러운 소비재가 됐다.
‘디트로이트 빅3’로 불리는 포드 모터 컴퍼니, 제너럴 모터스, 스텔란티스는 SUV·픽업트럭 중심의 고수익 전략을 펼쳐 왔다. 그 결과 평균 판매 가격은 더 상승했고, 2만~3만 달러(약 2,800만 원~4,300만 원) 대의 대중형 세그먼트는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됐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내수 경쟁을 거치며 저마진·대량 판매 모델을 정착시켰다. 미국 내 합작 생산이 현실화될 경우, 중저가 차량의 공급이 확대되며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유럽연합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점유율 확대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BYD 등 중국 브랜드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단순 차단 대신 ‘관리 가능한 내부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을 미국 내 공장과 고용 구조 안으로 편입시켜 통제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환경 규제 완화와 연비 규정 조정 등을 통해 제조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자본 및 공급망 활용까지 더해질 경우 차량 가격 인하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대가도 적지 않다. 중국계 부품 업체 유입이 확대되면 기존 북미 공급망은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술 주도권 약화, 안보 리스크, 노조 반발 등 복합적 문제가 얽혀 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의 입장 역시 중요한 변수다.

포드의 경우 이미 중국 기업들과 배터리·생산 협력 논의를 확대해 왔다. 중국 CATL과의 라이선스 계약 체결, BYD와의 공급 협의 등은 비용 경쟁력 확보 차원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짐 팔리 CEO는 중국 업체들을 “존속에 영향을 미치는 위협”이라고 평가해 왔지만, 동시에 그 기술과 비용 구조를 활용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는 현실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4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투자·합작 관련 합의가 나올 경우, 이는 산업 질서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합의가 무산될 경우 관세 강화 등 갈등 심화 가능성도 크다. 미국이 중국 자본을 받아들여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인지, 아니면 보호주의를 강화해 자국 제조업의 자립을 고수할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채완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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