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가 캠핑카로 변신했다. 그것도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실제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다.
미국의 젊은 부부 에린과 폴은 자신들의 개인 화물 겸 운송용 항공기인 베어호크 파이브(Bearhawk Five)에 캠핑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폴이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면서 시작된 이들의 꿈은 “날아서 캠핑을 간다”라는 단순하지만 대담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비행 기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RV(Recreational Vehicle)로 활용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 가장 큰 난관은 ‘무게’…허용 중량 45kg
항공기 개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량이다. 지상 차량과 달리 항공기는 1kg의 추가 하중도 비행 성능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부가 사용할 수 있는 주방·수납 시스템의 허용 중량은 약 100파운드(약 45kg)에 불과했다. 초기 설계안은 CAD 상으로는 가능해 보였지만, 고정식 구조로 인해 실내 활용성이 떨어지고 무게 배분에도 문제가 생겨 결국 폐기됐다.
이후 이들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인근의 캠퍼 전문 제작사 오버랜드 밴 프로젝트(OVP)와 협업했다. 최종 완성된 주방 모듈의 무게는 쿡탑, 싱크, 슬라이드아웃 시스템을 포함해 66.8파운드(약 30kg)에 그쳤다.

# 슬라이드아웃 주방…착륙 후 펼쳐지는 구조
설계 방식은 슬라이드아웃과 플립탑을 활용한 구조다. 비행 중에는 모든 설비가 항공기 하부 수납공간에 숨겨진다. 착륙 후에는 모듈을 슬라이드로 꺼내 상단을 펼치면 싱크와 버너가 드러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디테일은 항공기가 착륙한 지형의 기울기에 맞춰 주방 블록이 수평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이는 구조적 하중이 특정 연결부에 집중될 수 있어, 유사 개조를 시도한다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 전기 냉장고·스타링크·태양광…‘하늘 위 오버랜딩’
주방 외에도 냉장고, Yoshino 2000 세미 솔리드스테이트 배터리 파워 스테이션, 그리고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가 탑재됐다.
중요한 점은 이 장비들이 항공기 시동 배터리와 완전히 분리된 별도 전원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절벽이나 사막 캠핑 도중 항공기 시동이 걸리지 않는 상황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노지(Renogy) 200W 태양광 패널이 더해져 에너지 자립성을 높였다.

# 침대는 날개 아래…티피 텐트 선택
가장 큰 난제는 숙박 공간이었다. 중량과 공간 제약 때문에 루프탑 텐트나 고정식 매트리스는 불가능했다.
해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항공기 우측 날개 아래에 설치하는 티피 스타일 텐트다. 무게는 수 파운드에 불과하며, 매트리스와 침구를 더하면 숙박 준비는 완료된다.

캠프파이어 역시 가능하지만, 화덕을 파고 주변 수풀을 정리하는 등 철저한 안전 수칙 준수가 필수다.
# 가장 큰 제약은 ‘착륙 장소’
비행기 캠퍼의 최대 한계는 지형과 법규다. 항공기는 원하는 곳 어디에나 착륙시킬 수는 없다. 특히 국립공원에서는 긴급 상황이 아닌 이상 착륙이 허용되지 않는다. 현실적인 선택지는 사설 비행장이나, 개인 소유 토지다.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가 필수다.

베어호크 파이브 신형 기체 가격은 약 10만 7,000달러(약 1억 5,000만원대)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튜닝이 아니라, 항공 모빌리티와 오버랜딩 문화의 접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비행기가 캠핑카로 변신한 이번 프로젝트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모빌리티의 경계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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