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GV90에는 정차하면 대시보드 위로 솟아오르는 대형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단순히 화면이 커지는 기능처럼 보이지만, 실제 양산을 위해서는 진동과 소음, 내구성, 에어백 간섭까지 해결해야 했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GV90 개발 스토리에 따르면 평소 23.6인치 와이드 화면으로 사용되는 OLED 디스플레이는 정차 후 버튼을 누르면 약 90mm 위로 올라가 24.6인치 전체 화면을 드러낸다. 대각선 길이는 1인치 늘어나는 데 그치지만, 숨겨져 있던 세로 영역이 펼쳐지면서 표시 면적은 약 1.7배 커진다.
완전히 펼쳐진 화면은 584.1×219mm 크기에 3840×1440 해상도를 갖추며, 스트리밍 영상과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하는 ‘홈 시어터’ 용도로 활용된다.

핵심은 이 대형 화면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제네시스는 브러시리스 모터와 랙앤피니언 기어, 리니어 가이드를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특히 화면과 구동장치의 무게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구조물을 대시보드가 아닌 차체의 카울 크로스바에 직접 고정했다.
내구시험도 상당히 까다롭게 진행됐다. 제네시스는 팝업 메커니즘을 ‘10만 회 이상 반복 작동’시켰으며, 영하 30도를 포함한 다양한 온도 환경에서 작동 안정성을 확인했다. 작동 소음 역시 40dB 이하로 억제했다.

화면이 정차 상태에서만, 완전히 펼쳐지는 데는 안전상의 이유가 있다. 확장된 디스플레이가 조수석 에어백 전개 영역과 간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화면은 자동으로 내려가 주행 모드로 돌아간다.
GV90에는 이와 함께 2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25스피커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도 적용됐다. 주행 중에는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 앞에 집중시키고, 정차하면 대형 화면과 오디오를 활용해 실내를 휴식과 미디어 공간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GV90의 팝업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화면을 크게 만든 간단한 장치가 아니다. 10만 회 이상의 내구시험과 극한 온도 테스트, 진동 억제, 저소음 설계, 에어백 안전까지 해결한 하나의 정밀한 기계장치라는 점에서 더 흥미를 끈다.
버튼 한 번으로 화면이 솟아오르는 간단한 움직임 뒤에, 제네시스가 플래그십 SUV에 요구되는 완성도를 얼마나 세밀하게 다듬었는지가 숨어 있는 셈이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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