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장거리 주행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면 범퍼와 보닛, 앞유리까지 온갖 벌레 사체로 뒤덮인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벌레를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이후 세척을 훨씬 쉽게 만드는 방법은 있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은 방법은 왁스 작업이다. 차량 표면에 왁스를 바르면 도장면이 매끄러워져 벌레 잔해가 강하게 달라붙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벌레 사체에는 산성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이 뜨거운 도장면 위에 장시간 방치되면 클리어 코트를 손상시켜 얼룩과 부식, 심할 경우 도장면 기포 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매미류는 접착제처럼 끈적한 잔여물을 남기기도 한다. 왁스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직접 재도포하기도 쉽다. 일반적으로 몇 개월 단위로 다시 작업하면 된다.

보다 확실한 보호를 원한다면 세라믹 코팅도 선택지다. 세라믹 코팅은 높은 발수 성능을 제공해 물과 오염물, 벌레 잔여물이 차량 표면에 쉽게 달라붙지 않도록 도와준다. 다만 왁스보다 작업 난도가 높고 정밀한 시공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 디테일링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더 강력한 보호를 원한다면 PPF, 즉 페인트 보호 필름도 고려할 수 있다. PPF는 벌레뿐 아니라 작은 돌 튐이나 도로 이물질 충격까지 흡수해 도장면 손상을 줄여준다. 일부 제품은 자가 복원 기능까지 지원한다. 다만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자동차 전용 벌레 방지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인체용 벌레 퇴치제와는 다른 제품으로, 차량 표면에 미끄러운 보호막을 형성해 벌레 오염을 줄여준다. 일부 제품은 약 1~2주 정도 효과가 지속돼 장거리 여행 전 임시 보호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보다 단순한 방식으로는 ‘버그 스크린(Bug Screen)’도 있다. 버그 스크린은 차량 전면부에 장착하는 메시 타입 보호망이다. 탈부착이 비교적 간단하며, 벌레가 많은 계절에만 장착한 뒤 사용 후 세척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운전 습관도 영향을 준다. 속도를 줄이면 차량에 달라붙는 벌레 수 자체를 줄일 수 있다. 낮은 속도에서는 공기 흐름이 벌레를 차체에서 밀어낼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설령 벌레와 충돌하더라도 강한 충격으로 터질 가능성이 줄어들고, 단단한 외골격을 가진 딱정벌레류로 인한 도장면 흠집 위험도 낮아진다.
러브버그처럼 특정 시간대에 활동이 활발한 곤충은 운행 시간 조절도 도움이 된다. 러브버그는 보통 오전 10시 전후 활동량이 많고, 해질 무렵에는 활동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해당 시즌에는 야간 운행 비중을 높이면 벌레 오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벌레가 차량에 묻은 뒤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는 것이다. 벌레 사체가 뜨거운 햇빛 아래 오래 노출될수록 산성 성분이 도장면 깊숙이 침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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