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수리비가 크게 나오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한다. “이 돈을 들여 고칠 바엔 차라리 차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차량의 전자 장비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수리비도 크게 올랐다. 과거처럼 단순히 “수리비가 1000달러를 넘으면 차를 바꾼다”는 기준이 더 이상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금융 플랫폼 머니라이언이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물은 결과, 가장 눈에 띄는 기준은 이른바 ‘50% 법칙’이다.
휠스어웨이(Wheels Away)의 자동차 전문가 루크 오스왈드는 “수리비가 고장이나 사고 전 차량 가치의 절반을 넘어선다면 처분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수리비 액수 자체보다 현재 차량 시세와 비교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중고차 시세가 1000만원인 차량에 200만~300만원의 수리비가 필요하다면 고쳐서 계속 타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반면 시세 500만원짜리 차량에 300만원이 들어간다면 교체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다.
다만 수리비가 차량 가치의 50%를 넘는다고 무조건 폐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차량의 연식과 주행거리, 이전 고장 이력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
한 번 수리한 뒤 몇 년간 큰 문제 없이 탈 수 있는 차량이라면 고치는 편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반대로 냉각계통과 변속기, 전장장치 등 서로 다른 부위에서 고장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리비 외에도 보험료와 연료비, 자동차 할부금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오래된 차는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고 할부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신차는 연비가 좋아지고 예상치 못한 고장 가능성도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차량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늘면서 수리비 부담도 커졌다. 범퍼나 유리를 교체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에도 카메라와 레이더, 각종 센서 보정 작업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세 역시 중요한 변수다. 중고차 가격이 높을 때는 고장 난 차량이라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다. 반대로 중고 가치가 낮고 할부까지 모두 끝난 차량이라면 신차를 사는 것보다 수리해서 몇 년 더 타는 편이 경제적일 수 있다.
핵심은 수리비와 차량 가치를 비교하는 것이다. 수리비가 차량 시세보다 충분히 낮고 연식과 주행거리가 많지 않으며 잔고장도 적었다면 수리하는 편이 낫다. 반대로 수리비가 차량 가치의 50%를 넘어가면서 고장까지 반복된다면 교체를 검토할 시점이다.
다만 ‘50% 법칙’은 어디까지나 미국 자동차 전문가들이 제시한 경제적 판단 기준이다. 국내에서는 차량별 중고 시세와 부품값, 공임, 보험 조건 등이 다른 만큼 현재 중고차값 대비 수리비 비율과 향후 추가 고장 가능성을 함께 따져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 기준이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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