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 아래 장착된 특수 날개인 하이드로포일 덕분에 수면 위를 달리는 ‘하이드로포일 보트’는 현재 시속 93km에 달하는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기술에 비행 능력까지 더한 ‘시글라이더(Seaglider)’가 등장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리전트 크래프트(Regent Craft)가 개발 중인 ‘바이서로이(Viceroy)’는 하이드로포일 기술과 ‘지면 효과 비행’(wing-in-ground effect)을 결합한 신개념 수상 이동 수단이다. 현재 미국 내러갠섯 만(Narragansett Bay)에서 실물 프로토타입을 통해 시험 운항 중이며, 최근 유인 하이드로포일 모드 테스트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3월 이뤄진 초기 부력(부상) 테스트에 이은 것으로, 리전트 측은 “실물 크기 시글라이더의 검증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테스트 당시 구체적인 속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전트는 바이서로이가 완전 작동 시 기존 아메리카스컵 요트와 동일한 시속 93km까지 도달 가능하다고 밝혔다.

바이서로이는 총 세 가지 주행 모드를 갖춘다. 항구에서 출발하거나 정박할 때는 일반 보트처럼 수면 위에 떠 있다가, 하이드로포일 모드에서는 물 위로 부상한다. 이후 날개를 이용해 최대 18m 상공에서 비행 모드에 진입하며 최고 시속 29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이 시글라이더는 전기 추진계를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 12명의 승객과 약 1,600kg의 화물을 싣고 300km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해안 도시나 섬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존 여객선이나 항공기보다 빠르고 조용하며, 유지 비용도 적은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항공업계와 군대도 이 신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래스카항공, 하와이언항공, 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여러 항공사가 초기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미 해병대도 군용 전환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시글라이더의 실제 상용화는 2027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미국 도심 항공 모빌리티 기업 ‘어반링크(UrbanLink)’가 바이서로이 47대를 운영해 플로리다 남부와 푸에르토리코 일대를 연결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마이애미에서 웨스트팜비치까지의 이동 시간은 35분으로 단축되며, 요금도 기존 교통수단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여름에는 시글라이더의 첫 유인 비행도 계획돼 있다. 리전트는 앞으로 수개월간 더 빠른 속도를 달성하기 위한 하이드로포일 시험을 지속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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