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도난을 막으려고 스마트키를 전자레인지에 넣어두는 방법이 있다. 전자레인지의 금속 구조가 무선 신호를 차단한다는 원리다.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스마트키는 물론 전자레인지까지 망가뜨리고 화재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키를 전자레인지에 보관하는 방법이 차량 도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위험성이 크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 집 안에 둔 스마트키로 차를 훔친다?
최근 자동차에 널리 적용되는 스마트키 시스템은 열쇠를 꺼내지 않고도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어 편리하다. 하지만 일부 차량은 무선 신호를 악용한 ‘릴레이 어택(Relay Attack)’에 노출될 수 있다.
릴레이 어택은 범죄자가 특수 장비로 차량과 스마트키 사이의 인증 신호를 중계해, 차량이 스마트키가 가까이에 있다고 착각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스마트키가 집 안에 있어도 차량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공격이 가능하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찰들은 주택 출입문이나 창문 가까이에 스마트키를 보관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전자레인지가 도난 방지 수단으로 거론되는 이유는 금속으로 둘러싸인 구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는 전자파가 외부로 새어 나가는 것을 억제하도록 설계돼 있어 일종의 ‘패러데이 케이지’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내부에 넣어둔 스마트키의 무선 신호도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전자레인지마다 차폐 성능이 다르고 스마트키가 사용하는 주파수도 달라 완벽한 신호 차단을 보장할 수는 없다.
# 실수로 작동하면 화재 위험까지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스마트키를 넣어둔 사실을 잊고 전자레인지를 작동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스마트키에는 배터리와 전자회로, 금속 부품이 들어 있다. 전자레인지 작동 중 이들 부품에서 스파크와 과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플라스틱 외장이 손상되거나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는 스마트키 보관함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냉동실에 넣는 방법 역시 권장하기 어렵다. 신호 차단 효과가 일정하지 않은 데다 저온과 결로로 전자 부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가장 좋은 방법은 전용 차단 파우치
경찰이 권장하는 방법은 스마트키 전용 전파 차단 파우치인 ‘패러데이 파우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제품은 무선 신호를 차단하는 소재로 만들어져 스마트키를 이용한 릴레이 어택 위험을 줄여준다. 다만 제품마다 성능이 다르므로 스마트키를 파우치에 넣은 상태에서 차량의 문이 열리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도난 사고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차 위치와 스마트키 보관 장소를 점검할 필요는 있다. 특히 주택이나 빌라처럼 차량이 실내와 가까운 곳에 주차돼 있다면 주의하는 편이 좋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키 도난을 막는 핵심은 전자레인지 같은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선 신호를 안전하게 차단하고 차량 자체의 보안 기능을 활용하는 데 있다고 조언한다.
더드라이브 / 조하은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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