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미국에서 엔진 결함 리콜과 관련한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이번 소송은 2.0리터 4기통 엔진이 탑재된 2021~2023년형 기아 쏘울과 셀토스를 대상으로 한 2025년 리콜과 관련돼 있다. 법원이 기아의 소송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건은 본격적인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번 리콜 대상은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공급된 엔진이 장착된 쏘울과 셀토스 13만 7,000대 이상이다. 기아에 따르면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된 피스톤 오일 링이 과도한 엔진오일 소모, 비정상적인 엔진 소음, 시동 꺼짐, 심한 경우 엔진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리콜 발표 당시 해당 문제와 관련된 엔진 화재 사례 4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딜러사에는 피스톤 오일 링 소음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진단 오류 코드(DTC)가 엔진 손상을 나타낼 경우 엔진을 교체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하지만 일부 차량 소유주는 이 같은 리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에릭 자신스키(Eric Jasinski)로, 2021년형 기아 쏘울을 소유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원고 차량에서 실제 엔진 손상이나 리콜 관련 기계적 결함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원고 측은 리콜 자체로 차량 가치가 하락했고, 향후 신뢰성에 대한 불안이 계속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는 해당 차량이 결함과 장기 수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실상 “가치가 없는 차량”이 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원고는 리콜 절차가 차주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 뿐 아니라 영구적인 해결책도 보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체 엔진 역시 기본 설계가 유사하고, 피스톤 오일 링 공급업체만 바뀐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원고 측은 500만 달러(약 75억 원) 수준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는 소송에 강하게 반발했다. 기아 측은 원고 차량이 4년 이상 정상적으로 운행됐고, 정기점검 외 별다른 수리 이력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실제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체 엔진이 향후 결함을 일으킨다는 증거도 없으며, 리콜 절차가 비효율적이라는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기아의 리콜 및 수리 절차가 적절하고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기아 측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법원은 소송 진행을 허용했다. 담당 판사는 소송 초기 단계에서는 원고 측 주장을 일단 사실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기아의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원고가 실제 피해를 입증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최소한 소송을 진행할 법적 요건은 갖췄다는 뜻이다.

이번 결정으로 기아는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지 못하고 법정에서 계속 대응해야 한다. 향후 추가 증거 제출과 전문가 증언, 다른 차주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소송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원고 본인은 엔진 고장을 겪지 않았지만, 일부 쏘울 및 셀토스 차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NHTSA 신고를 통해 엔진오일 과다 소모, 엔진 노킹, 출력 저하, 엔진 손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차주는 보증 수리나 엔진 교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과거 기아 엔진 리콜 사태도 다시 떠올리게 한다. 기아는 앞서 커넥팅 로드 결함과 엔진 화재 위험 등으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그동안 기아는 디자인, 가격 경쟁력, 긴 보증 정책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왔지만, 반복되는 엔진 관련 이슈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다만 이번 소송 진행 결정이 곧 기아의 패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 차량에서 실제 엔진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NHTSA가 리콜 절차를 적절하다고 본 점을 고려하면 기아가 최종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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