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 보고서 장난 현대차 계열사

이장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04-26 11: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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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한 계열사가 정부에 제출하는 보고서에 장난을 해둔 사실이 뒤늦게 발견됐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금융 계열사 현대차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공시 보고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공시 보고서는 기업과 관련한 서류를 주주와 투자자 등이 조회할 수 있도록 제출하는 보고서다. 금융 당국은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기업이 주요 내용을 실시간 투자자 등에게 알릴 수 있도록 공시 보고서를 받는다.

특히 금융 당국은 매 분기별로 기업 실적과 재무에 관한 사항 등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현대차증권이 공시한 보고서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현대차증권이 지난 2019년 11월 14일 제출했던 분기 보고서에서 임원 및 직원 등에 관한 사항을 공시하면서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라는 글이 적힌 것이다. 

 


물론 정식 보고서를 봐서는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라는 글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태그를 활용해 글씨를 흰색으로 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른 채 보고서를 드래그하면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라는 글이 보인다. '직원 현황'의 급여 총액 집계 기준을 공시한 부분 하단에 써둔 문장인 것으로 봐서 누군가 장난으로 집어넣은 글씨로 추정된다.

공시 내용과 무관한 문장은 다른 보고서에서도 발견된다. 예컨대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고하는 문서의 4조 '기타 고객 보호 현황'을 기재한 부분이다.

이 문서의 '가'항은 투자자 예탁 자산의 현황과 보호에 관한 사항을 기재해야 하는데, 본문 중간에 갑자기 '공시업무 지겨워'라는 글씨가 나온다. 또 같은 보고서의 '나'항 제목(고객 예탁 재산 및 보호) 아래는 '현대차증권 파이팅!!!'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공시업무 지겨워'와 '현대차증권 파이팅!!!'이라는 글자는 모두 '나도 돈 맣이 벌고 싶다'처럼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드래그하면 등장한다. 

이를 두고 정부에 제출하는 공식 문서에 국내 양대 재벌그룹이 장난을 쳐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애교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논란이 되자 현대차증권은 26일 정정 공시를 통해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와 '공시업무 지겨워', 그리고 '현대차증권 파이팅!!!'을 삭제하는 내용을 공시했다. 정정사유는 단순 기재 오류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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