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들이받고 줄행랑…경찰 가서는 “급발진”

이장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11-17 11: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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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과실로 멀쩡히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으로 사고처리가 불가능한 운전자인데다, 사고 원인을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지난 14일 올라온 글과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현대차 그랜저IG 차량이 BMW 차량의 좌측면과 부딪쳐 있다. 이후 그랜저IG 차량이 서서히 후진하더니 운전석에서 한 여성이 내려 차를 살핀다.
 
이때 그랜저와 부딪친 BMW의 좌측면 범퍼가 너덜너덜하고 흔들리는 장면이 블랙박스 영상에 그대로 잡혔다. 차량 충격으로 인한 파손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후 그랜저IG에서 내린 여성은 그대로 현장을 벗어난다. 

이 글을 작성한 ID '덕이장군'이 올린 사진을 보면 BMW 운전석 전면부와 그랜저IG는 물론 아파트 기둥까지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파손된 상태다. 바닥에 타이어 자국도 선명하다. 

 


사고 발생 30분 후 여성이 현장에 나타났다고 한다. 글쓴이는 당시 사고 현장에서 사과를 받고 보험처리를 하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그랜저 운전자는 말을 바꿨다.

글쓴이에 따르면 “그랜저IG 운전자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보험처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보험 적용이 안 돼서 바꿔치기하려고 도주한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경찰은 의외로 뺑소니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도가 아닌 사유지인 아파트 주자창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뺑소니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찰의 말처럼 아파트 주차장은 경찰이 개입할 수 없는 장소다.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즉 도로가 아닌 곳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경찰과 같은 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의무보험까지 가입하지 않은 무보험 운전의 경우에도 형사상 처벌은 불가능하다. 

 


다만 이는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지, 민사상 문제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서로의 과실 비율을 따져 쌍방 간에 민사상 소송을 거치거나 합의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번 사고의 경우 정차된 차량에 부딪혔기 때문에 대부분 과실은 그랜저IG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경찰 진술은 이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이 여성이 “급발진이라고 진술했다”라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급발진은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차량이 매우 빠른 속도도 튀어 나가는 현상이다. 김광호 전 현대차 엔지니어는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에 현대차 급발진 소식을 제보하면서 내부고발자 상을 받기도 했다.


비록 이 차량이 현대차이긴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만 보면 급발진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있다. 사고 이후 운전자가 차량을 후진으로 빼냈고 후진 이후 즉시 차량이 정차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경찰에 거짓으로 진술했다면, 이는 사고와 별개로 처벌할 수 있다. 형법 156조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더드라이브 / 이장훈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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