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승차감·연비 1등 SUV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9-04-26 19: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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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자동차 브랜드를 고르라면 시트로엥(Citroёn)을 빼놓을 수 없다. 

1922년 세계 최초로 3200km에 이르는 사하라사막 횡단에 성공하고, 2년 뒤엔 3만 km를 달려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한 브랜드. 1925년엔 자동차 지붕에 코끼리를 태우고 파리 시내를 돌아다녀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서운하다. 1925년부터 10년간 에펠탑에 25만 개의 전구와 600km의 전선을 이용해 ‘Citroёn’을 대문자로 밝히는 세계 최초의 옥외광고를 했는가 하면, 비행기가 대중화하지 않았던 당시 경비행기를 이용해 파리 하늘에 연기로 회사 이름을 쓰기도 했다. 오죽하면 그 시절 프랑스에서 아기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와 시트로엥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 모든 것은 1919년 설립된 프랑스 자동차 회사 시트로엥(Citroёn)이 홍보를 위해 벌인 이벤트다. 창업자 앙드레 구스타브 시트로엥(1878~1935)의 기발한 상상력은 지금까지도 인정받고 있다.   

#세단이나 해치백처럼 편안한 SUV  
우리나라에서 고전하던 시트로엥이 오랜만에 눈길을 끄는 SUV를 내놨다. 바로 ‘뉴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AIRCROSS)’다. 이름도 긴 이 차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췄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세울 장점은 SUV로는 믿기지 않는 편안함으로 무장했다는 것이다. 과거 시트로엥의 단점으로 지적받던 변속기의 울컥거림도 사라졌다. 

시트로엥의 새로운 콤팩트 SUV C5 에어크로스를 타고 서울~가평 약 130km를 달리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시트로엥은 최근의 대세인 SUV를 구입한 뒤 실망한 고객들을 위해 C5 에어크로스를 내놨다고 밝혔다. “세단이나 해치백에 익숙한 고객들이 유행에 따라 SUV를 구입하긴 했는데, 승차감과 내부가 불편해 후회하곤 한다. 그들에게 더 편안하고, 더 실용적인 SUV를 제공하기 위해 C5 에어크로스 SUV를 개발하게 됐다.”(-시트로엥 CEO 린다 잭슨-) 

#외부 디자인 
시트로엥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개성 넘치는 모습이다. 전면은 중앙의 ‘더블 쉐브론’ 로고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크롬 라인이 헤드램프와 연결돼 깔끔하다. 



외관은 보닛의 주름을 빼면 오로지 면과 볼륨으로만 디자인됐다. 분리형 풀 LED 헤드램프와 도어 하단의 에어 범프, 네 개의 3D LED 모듈로 구성된 리어램프는 개성이 뚜렷하다. 지름 720mm의 커다란 휠 하우스에 18인치 휠이 들어있다. (2.0리터 샤인은 19인치) 

도어 하단과 안개등의 테두리, 루프바 하단부는 차체 색에 따라 색상이 달라진다. 기본적으로 화이트와 그레이 색상엔 레드 컬러 팩, 블랙 차체는 실버 컬러 팩, 블루와 레드 차체는 화이트 컬러 팩이 적용된다. 

#실내 디자인 

실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계기반과 D 컷 스티어링 휠이다. 스티어링 휠은 푸조 3008 것과 같은데, 운전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 버튼을 최소화하고 다이얼을 사용한 점이 편리하다. 한 가지 불편한 것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스티어링 휠 뒤쪽에 배치해 시승 내내 익숙해지기 않았다. 그냥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에어컨 송풍구의 둥글고 네모난 디자인이 독특하다. 도어 트림과 손잡이, 리어램프, 헤드램프, 에어범프, 안개등 테두리 등 내외부 디자인에도 같은 사각형을 적용했다. 이런 디자인이 통일감과 함께 개성 있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8인치 터치스크린은 시인성이 좋고 터치의 반응속도가 빠르다. 센터콘솔 끝 쪽에 스마트폰 무선충전기가 위치해 사용하기 편리하다. 가로 840mm, 세로 1120mm의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는 자연을 그대로 차 안으로 가져다준다. 


#SUV 그 이상의 편안함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C5 에어크로스의 가장 큰 장점은 보통의 SUV를 훌쩍 뛰어넘는 편안함이다. 주행 중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충격을 완화하는 ‘시트로엥 어드밴스드 컴포트’ 덕분이다. 이것은 크게 유압식 서스펜션과 고밀도 폼의 컴포트 시트 2가지로 구성된다. 노면 진동을 댐퍼 상하에 있는 2개의 유압식 서스펜션에서 2회, 시트에서 1회 등 모두 세 번이나 잡아줘 실내로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해준다. 

실제로 꽉 막힌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마치 비행기를 타는 듯이 매끄럽게 나아갔다. 하지만 서스펜션의 개입 효과는 노면이 불규칙한 국도에서 더욱 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노면의 굴곡과 급한 커브를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 리바운드가 없는 것도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서스펜션과 달리 2개의 유압식 댐퍼가 충격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당초엔 서스펜션이 물러 커브에서 불안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와인딩 코스의 첫 번째 코너에서 속도를 줄여 천천히 진입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다음 코너에서 속도를 조금 높여도 차체가 잘 견뎠다. 서스펜션이 무르면 생기는 롤과 피치를 비교적 잘 억제했다. 다음 코너에서는 아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순간 차가 살짝 출렁이는 느낌이 왔다. 속도계를 보니 시속 65km를 넘고 있었다. 한계였다. 그래도 지상고 230mm의 SUV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수준급 움직임이다.   

유럽 브랜드들은 대부분 하체를 단단하게 세팅해 스포티한 주행을 즐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푸조 3008도 단단하고 하체에서 시작되는 날카로운 핸들링이 특징이다. 하지만 C5 에어크로스는 같은 플랫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격이 극명하게 갈렸다.  

서스펜션과 함께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도 탑승자의 몸을 포근하고 안정적으로 감싸준다. 약 3시간여의 주행에도 불편하지 않고 쾌적했다. 15mm 고밀도 메모리폼이 몸을 잘 받쳐준 덕분이다. 보통 자동차 시트의 폼은 2mm 내외인데, 이 차는 약 7.5배나 두꺼운 메모리폼을 사용했다. 덕분에 진동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주고 오랜 주행에도 소파처럼 안락함을 제공한다. 200만원을 추가하면 나파가죽시트와 함께 앞 좌석 메모리 및 마사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부족함 없는 무난한 주행감  
시승차는 1.5리터 샤인 모델로 효율성을 강조한 블루 HDi 1.5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130마력, 30.61kg·m를 발휘하는데, 1750~2000rpm 구간에 최대토크가 집중돼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맛이 경쾌하다. 

1.5리터라 힘이 달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운전대를 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사실 기자는 1.5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한 왜건을 타고 있다. 어지간한 오르막을 만나면 속도가 줄어 기어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차는 고속이나 오르막에서도 전혀 부족함 없이 원하는 만큼 힘차게 움직였다. 힘이 달릴 것이란 생각은 기우였던 것이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톱앤드스타트 시스템이다. 기자는 경사로에서 가끔 재시동이 늦어 차가 뒤로 밀리는 경험을 하면서 이 기능을 꺼놓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C5 에어크로스의 스톱앤드스타트 시스템은 최근 타본 모든 차를 통틀어 가장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 직전에 엔진을 정지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다 떼기도 전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차가 밀릴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연비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6대 4의 비율로 달린 뒤 15.3km/ℓ를 기록했다. 제원표상 복합연비는 14.2㎞/ℓ. 



#공간 
차체는 전장 4500mm, 전폭 1840mm, 전고 1690mm의 준중형급이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2730mm로 동급인 푸조 3008(2675mm), 폭스바겐 티구안(2677mm), 혼다 CR-V(2660mm), 도요타 RAV 4(2660mm)와 비교해 길다.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의 크기를 좌우한다. 

트렁크는 기본 580리터에 2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1.9m, 1630리터까지 확장 가능하다. 시트로엥 측은 2열을 접을 경우 성인 2명이 차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고 말했다.  

#주행보조 및 편의 장치 

C5 에어크로스는 1.5 트림에 15가지, 2.0 트림에 19가지 주행보조시스템을 적용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이다. 형제 차인 푸조 3008과 5008에도 적용되지 않은 기능이다. 자율주행 레벨 2에 준하는 이 기능은 앞 차와의 거리 및 속도조절, 완전히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에 차선유지보조(LPA) 기능이 합쳐졌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스스로 차선의 중앙을 유지하며 달린다. 손을 떼고 약 20초 후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신호를 보내고, 10초 후에는 경고음 울린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된다.  

이외에 능동형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사각지대모니터링시스템, 액티브세이프티브레이크, 비상충돌위험경고, 주차보조시스템, 그립컨트롤, 360 비전, 운전자주의경고, 휴식알림 등을 탑재했다. 상위 트림인 2.0 샤인은 고속도로 주행보조와 오토 하이빔 헤드램프, 확장된 교통 표지판신호인식기능 등이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기능은 ‘커넥티드 캠 시트로엥’이다. 일종의 빌트인 카메라로 최근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에서 선보인 기능과 흡사하다. 풀 HD 급 화질의 영상과 사진촬영이 가능하며, 16기가 SD카드가 내장돼 있다. 와이파이나 USB 등으로 사진과 영상을 추출해 SNS에 공유할 수 있다.  가격은 1.5 필 3943만원, 1.5 샤인 4201만원, 2.0 샤인 4734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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