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 조에 안사고 뭐 사!” 실용에 재미 더해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0-09-01 17: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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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기차 르노 ‘조에’가 마침내 국내에 선보였다.  

2012년 유럽 출시 후 8년간 21만 6000대가 팔리며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조에.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바로 그 차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에는 서브 콤팩트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9km, 하루 출퇴근 거리 50km를 왕복할 때 6일을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번 충전에 어지간한 거리라면 일주일 출퇴근은 문제가 없을 거리다.    

 


물론 배터리 크기를 키운다면 주행거리는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가격이 올라가고 차체가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르노 측은 “배터리 크기나, 상품 특성, 주행거리 등으로 볼 때 장거리보다는 도심 출퇴근에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세에 들어섰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들도 앞다퉈 신차를 내놓고 있다. 조에의 경쟁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르노 조에 북악스카이웨이 질주 
평일 오후 조에를 타고 서울 도심과 자전거 라이더들의 성지로 알려진 북악스카이웨이를 달렸다.  

 


조에는 54.5㎾h 용량의 Z.E.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09km, 유럽 기준 WLTP로는 395km를 달릴 수 있다. 

시승 구간은 서울 동대문을 출발해 경복궁-인왕스카이웨이-북악스카이웨이-북악정-성북동-동대문을 돌아오는 약 20여 km. 출발할 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261km이었다.  

짧은 구간이지만 오르막 경사에 구불구불한 인왕·북악스카이웨이는 전기차를 시승해보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과격한 핸들링과 차체 움직임, 배터리 소모량 등 한눈에 차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  

 


# 기존 전기차와 다른 점은?
조에를 타고 인왕스카이웨이를 오르면서 기존에 타봤던 전기차와 다른 점을 발견했다. 마치 경주용 카트를 타는 것처럼 운전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깊은 커브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속도를 유지해도 큰 어려움 없이 경쾌하게 빠져나갔고, 작은 핸들링에도 차체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연속 커브를 만나 핸들을 좌우로 돌려도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움직였다. 이런 안정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선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차체 무게중심을 낮췄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지간한 커브를 만나도 흔들림이 거의 없다. 또 하나는 유럽의 좁은 골목길에서 담금질한 밸런스 때문이다.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약간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밸런스 덕분에 확실히 안정감이 돋보였다. 

조에는 100㎾급 최신 R245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0㎏·m를 발휘한다. 특히 전기차의 특성상 출발부터 최대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속도감은 기대 이상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50㎞까지 도달하는데 3.6초면 된다.  

 


# '원 페달' 드라이빙, 주행 효율 극대화  
르노삼성은 출발에 앞서 계기판의 남은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시승이 모두 끝난 뒤 수치를 비교해보라고 주문했다. 그만큼 조에의 주행 효율성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효율을 극대화한 히트펌프 기술, 정교한 공조 시스템 등으로 제원상 주행거리보다 실제 주행거리가 더 길다고 설명했다. 전기차가 가장 힘들어하는 한 겨울에도 최소 236㎞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조에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변속기를 ‘B’모드에 두면 강력한 회생제동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가속페달 하나로 가속과 브레이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기능은 내리막길에서 특히 유용하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도 순간적으로 강력한 제동이 걸리면서 에너지를 회수해 주행거리를 늘려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속페달 하나만으로 주행하는 것이 어색하지만, 금방 익숙해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깜찍한 디자인 
조에는 언뜻 보기에 전기차 느낌이 거의 나지 않는다. 디자인만 봤을 때 전기차라기보다는 콤팩트 해치백처럼 보인다. 차체는 전장 4090mm, 전폭 1730mm, 전고 1560mm, 휠베이스 2590mm이다. 공차중량은 1545kg. 

전면은 르노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살린 그릴과 헤드램프가 자리 잡았다. 전체적인 윤곽도 전기차보다는 르노의 내연기관차 모습 그대로다. 일반 전기차처럼 충전 소켓이 측면에 있는 것도 아니고, 후면도 특별히 전기차를 암시하는 디자인은 없다. 전체적으로 깜찍한 도심형 해치백을 생각하면 된다.  

실내는 친환경적인 마감이 인상적이다. 도어 암레스트와 대시보드, 시트 등에 업사이클 패브릭을 사용했다. 소재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줄이겠다는 르노 다운 발상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9.3인치 세로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내비게이션과 공조, 설정 등 각종 주요 기능을 통제한다. 이는 르노삼성 SM6나 QM6 등과 비슷한 콘셉트다. 

# 다양한 안전편의사양 
조에는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와 연결되고 ‘마이 르노’ 앱으로 전기차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앱을 통해 어디서든 배터리 상태, 주행가능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충전 예약이나, 차량의 에어컨을 조절하는 등 공조 시스템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EV 스마트 루트 플래너’ 기능은 목적지까지 최적의 경로로 안내하고, 중간에 충전이 필요할 경우 충전소를 경유하도록 돕는다. 충전소의 50㎾ 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30분 충전하면 약 150㎞를 달릴 수 있다.  

 

 


안전편의사양으로 차선이탈경보, 오토매틱 하이빔, 사각지대경보, 주차조향보조, 보스사운드시스템 등이 있다. 여기에 주행의 즐거움과 보행자 안전을 위한 가상 엔진사운드 시스템 ‘Z.E. 보이스’를 적용했다. 

이날 20여 km의 짧은 서울 도심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의 남은 주행가능 거리는 249km. 실제 주행 거리의 절반 수준인 12km 주행에 필요한 배터리만을 사용한 것이다.  

르노삼성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조에의 가격을 최대한 끌어내렸다. 기본 가격은 3995만~4395만 원이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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